매니큐어는 손톱에 바르고 후- 바람을 불어주면 되지만, 젤 네일은 빛을 쏘여주어야 굳습니다. 손톱에 젤 네일을 바르고 나면, 파란색 빛이 나오는 UV 램프 안에 손을 넣어야 하죠? 젤 네일 안의 분자들이 잘 굳도록 빛을 쏘여주는 것입니다.
굳기 전의 젤 네일은 끈적하게 흘러 다닙니다. 하지만 빛을 쐬고 난 후에는 일반 매니큐어보다 더 단단하고 광택이 납니다. 흠집이 잘 나지 않는 젤 네일에는 특별한 소재가 사용됩니다. 바로 ‘광개시제(光開始劑, photoinitiator)’입니다.
젤 네일에 빛을 쏘이면 생기는 일
광개시제는 빛(光)을 받으면 단단하게 굳는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광개시제를 포함하고 있는 도료나 액체에 빛을 쏘여주면, 광개시제가 그 빛을 받아 힘(?)을 발휘하죠. “분자들은 내 밑으로 헤쳐 모여!”라고 명령하는 것이랄까요. 이를 통해 분자들은 마치 군인들이 대오를 맞추듯 일제히 단단히 결합합니다.
동영상 출처: 폴란드 크라쿠프 공과대학 기술 이전센터 유튜브(https://youtu.be/RLM9EHhtmD0)
▶광개시제의 역할을 설명한 영상
이러한 특성 덕분에 광개시제는 젤 네일뿐 아니라 각종 도료, 페인트, 코팅액, 접착제와 같은 수지(비결정성 고체, 혹은 반고체 상태인 화합물)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또한 3D프린터용 특수 잉크에 분말 형태로 첨가되기도 합니다.
여러 광개시제 중에서도 첨단 산업인 디스플레이, 반도체 제조 등에 쓰이는 광개시제도 있습니다.
‘옥심계 광개시제’라고 불리는 제품입니다.
삼양그룹은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기 위해, 옥심계 광개시제를 개발했습니다.
<더 알아보기>
비슷해 보이지만 건조와 단단하게 굳는 현상은 다릅니다. ‘굳기’는 화학적으로 ‘경화’라고 표현됩니다. ‘경화수지’라는 용어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말 그대로 단단하게 굳는 성질을 지닌 수지입니다. 흔히 페인트를 말린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페인트는 경화 반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젤 네일은 경화수지 중에서도 ‘UV 경화수지’에 속합니다. UV, 즉 자외선을 쪼여야만 굳는 경화수지라는 뜻입니다.
빛에 민감한 옥심계 광개시제,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로 딱!
‘옥심계’는 옥심 구조로 이루어진 화합물을 말합니다. 옥심계 광개시제는 일반 광개시제에 비해 빛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서, 감광수지(포토레지스트)의 핵심 소재로 쓰입니다. 감광수지는 빛을 감각하는 수지로,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LCD나 OLED 같은 디스플레이에는 컬러 필터 기판이 있는데, 색을 구현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 기판에 형성된 회로의 정밀도가 색 구현력에 영향을 미치죠. 감광수지는 바로 컬러 필터 기판의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공정에 쓰입니다.
빛을 받은 감광수지가 중합 반응을 일으켜 회로의 밑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빛에 민감할수록 더욱 세밀한 패턴을 형성하게 됩니다. 패턴이 세밀해지면 색 구현력 또한 우수해지겠죠? 옥심계 광개시제는 작은 빛도 정밀하게 감광하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러브콜을 받고 있답니다.
올해 1월, 옥심계 광개시제 기술 이전 협약을 맺은 삼양그룹과 한국화학연구원
삼양그룹과 한국화학연구원이 6년간 공동 연구개발한 옥심계 광개시제는 올해 1월 기술 이전 협약을 통해 삼양그룹에서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 옥심계 광개시제보다 감도 및 투과율이 우수하고, 제조원가가 낮아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옥심계 광개시제 시장은 글로벌 1,000억 원, 국내 500억 원 규모입니다. 그동안은 바스프(BASF)라는 독일의 글로벌 화학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삼양그룹과 한국화학연구원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가전 기업들의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모든 생활 = 여러분의 생활
갈수록 고도화, 세분화, 첨단화 되어가는 기술 영역은 전문가가 아닌 이들에겐 때때로 공상과학적으로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기술들은 엄연히 현실 속에서 발전하는 중이고, 우리 일상생활 안에 들어와 있죠. 광개시제만 해도,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어떤 분의 손톱에 흔적(젤 네일)을 남겨놓았을지도 모르니까요.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생활’이므로 ‘여러분 모두의 생활’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기 위한 삼양그룹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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