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가지고 놀던 봉제인형을 꿰매본 적 있으시죠? 명주실로 찢어진 봉제인형을 꿰매는 것처럼 우리 몸도 어릴 적 놀다 넘어져 다쳤을 때, 사랑니를 발치할 때, 출산할 때, 그리고 크고 작은 수술을 해야할 때 등 꿰매야 하는 순간이 분명 한 번은 찾아오게 됩니다. 이 때 사용되는 실이 바로 봉합사인데요, 이렇게 우리 생활 속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었는데도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누가 만드는 것인지 모르는 게 사실입니다. 봉합사는 과연 누가 만든 걸까요?
최초의 봉합사는 무엇일까?
기원전 4,000년경 수술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봉합사. 지금처럼 합성 흡수성 봉합사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소나 양 등의 동물 창자로 만든 줄을 보관액과 함께 유리관에 넣어 만든 천연 봉합사(Catgut)가 유일한 '녹는 실'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동물에서 채취한 이 천연 봉합사(Catgut)는 동물의 단백질로 이루어진 물질이어서 체내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광우병 등으로 인한 동물이력 관리, 소 원료의 사용 금지 등의 법적 규제, 동물애호가들의 반대 등 생산의 어려움이 많아져 사용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예요.
천연 봉합사 사용량의 감소로 우수한 품질의 합성 흡수성 봉합사 개발이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 마침내 합성 흡수성 봉합사 상업화가 성공하게 됩니다. 이후 1996년 우리나라에서도 삼양사가 미국, 일본에 이어 폴리글리콜산(polyglycolic acid)을 원료로 한 수술용 흡수성 봉합사를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흡수성? 비흡수성? 그것이 궁금하다
봉합사는 인체에 사용되기 때문에 반드시 한국의 식약처(MFDS) 또는 미국의 FDA와 같은 국가지정기관이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인증한 제조 및 품질관리에 대한 규정을 준수하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공장에서 생산해야 해요.
봉합사는 크게 흡수성 봉합사와 비흡수성 봉합사,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흡수성은 말 그대로 체내에 흡수되는, 일명 ‘녹는 실’입니다. 그렇다면 비흡수성은 영원히 녹지 않느냐? 꼭 그런 건 아니랍니다. 폴리프로필렌이나 나일론으로 만든 비흡수성 봉합사는 녹지 않고 계속 체내에 남아있어요. 하지만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실크 봉합사의 경우, 비흡수성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체내에서 몇 년 정도가 지나면 흡수된답니다.
시간에 따른 흡수성 봉합사의 흡수 과정
흡수성 봉합사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은 2주 동안은 체내에서 50~80%의 강력을 유지합니다. 그러다 몸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는데 까지 걸리는 기간은 3개월 정도라고 해요. 그래서 흡수성 봉합사는 수술 후 조직 재생이 잘 이루어지는 부위나 실밥 제거가 어려운 부위에 많이 사용하고요, 비흡수성 봉합사는 오랫동안 강력을 유지해야 하는 정형외과나 치과, 피부 봉합술 등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모노필라멘트(단사)와 멀티필라멘트(복합사)의 차이
모노필라멘트 구조 / 멀티필라멘트 구조
봉합사의 형태에 따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봉합사는 실이 한 가닥이냐, 여러 가닥이냐에 따라 모노필라멘트(단사)와 멀티필라멘트(복합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구별하려면 봉합사에 요구되는 특징을 먼저 알아야 해요. 실에 요구되는 특징이라니? 의아해하실 수 있지만, 인체에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매우 중요해요!!
첫째, 강력! 봉합사가 끊어져 봉합 부위가 벌어지는 대참사를 막으려면 체내에서 버틸 수 있는 강력은 필수입니다. 둘째, 안전성! 봉합사로 인한 상처는 최소화하고 수술 부위의 감염을 일으키지 않아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겠죠.
모노필라멘트 / 멀티필라멘트
모노필라멘트는 표면이 매끈해 매듭을 상처부위까지 내리기 수월하고, 조직과의 반응성이 적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멀티필라멘트는 머리카락보다도 훨씬 더 가는 여러 가닥의 실을 꼬아 하나의 실처럼 만든 봉합사예요. 이런 구조적인 특징 때문에 수술할 때 매듭이 잘 묶여져 범용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삼양이 만드는 세계적인 봉합사
삼양바이오팜 MD공장에서 생산된 봉합사(원사)
삼양은 글로벌 No.3 봉합사 원사 생산 기업으로, 흡수성 봉합사 원사(PGA, PGLA, PDO, PGCL)와 비흡수성 봉합사 원사(PP)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1987년 처음 봉합사 개발을 시작한 삼양은 1996년 첫 제품인 트리소브(PGA)원사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기술 장벽이 높은 시장이라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이후 경쟁력 있는 물성의 모노필라멘트 모노소브(PDO)원사, 모노패스트(PGCL)원사 개발에 성공하고 네오소브(PGLA)원사, 모노렌(PP)원사, 항균 봉합사 원사 등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이제는 해외 선두 업체에까지 원사를 공급할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동안 연구개발에 쏟아 부은 열정과 노력의 결실인 셈이죠.
삼양의 주요 제품인 멀티필라멘트 봉합사는 기본적으로 ‘고분자 합성-방사-직조-코팅-포장’의 단계를 거쳐 생산됩니다. 생산과정을 좀 더 풀어서 설명해보자면, 우선 삼양만의 핵심 기술인 고분자 합성을 통해 주 재료인 합성흡수성 고분자를 만들고, 방사의 공정을 거쳐 이를 필라멘트라고 불리는 섬유의 형태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이 필라멘트를 직조 공정을 통해 원하는 직경의 형태로 꼬아 만듭니다. 마치 짚신을 엮기 위해 새끼를 꼰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실 거예요. 직조가 끝나면, 봉합사의 표면을 매끈하게 해 체내 조직을 통과 시 조직손상을 최소화하는 코팅 작업을 한 후 제품을 포장하여 판매하게 됩니다. 합성 흡수성 봉합사는 물을 만나면 분해되기 때문에 수분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완벽히 차단하는 포장 공정은 그 어떤 공정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
이처럼 봉합사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그 용도 또한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삼양의 기술도 계속해서 함께 진화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삼양은 어제보다 오늘, 그리고 내일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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