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세밑은 이듬해를 미리 읽어내려는 움직임들로 분주해집니다. 지난해 말 또한 2019년의 프리뷰가 쏟아졌는데요, 그중 대표적인 것이 <트렌드 코리아 2019>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해마다 한국을 선도할 소비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해를 대표할 10개 내외의 키워드들을 도출한 뒤, 앞글자들만을 모아 대표 키워드를 제시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2017년의 ‘CHICKEN RUN’, 2018년의 ‘WAG THE DOGS’ 에 이어 올해는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답게 ‘PIGGY DREAM’이 2019년의 대표 키워드로 선정되었습니다. 새해에는 행운 가득한 돼지꿈을 꾸길 바라며 ‘PIGGY DREAM’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P_ lay the Concept
연출되지 않는다. 연출한다!
스몰 웨딩 혹은 셀프 웨딩은 신랑 신부가 예식 방식, 초대 하객, 사진 촬영 등 결혼식 전반을 직접 기획 및 진행하는 문화를 일컫습니다. 규격화·제도화의 틀에서 벗어나, 당사자(수용자) 스스로 콘셉트를 연출하는 것이죠. 결혼식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이 같은 ‘주체성’ 개념은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의 한 부부가 전통 혼례법이 아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계획하고 즐긴 결혼식의 모습입니다.
‘Your Day Your Way’라는 영상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출처: 유튜브(https://youtu.be/X3bABo0Mvsw)
I_ nvite to the ‘Cell Market’
프로슈머 이후 셀슈머, ‘세포마켓’을 만들다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소비자 ‘프로슈머(prosumer)’ 이후, 판매 활동에 참여하는 소비자 ‘셀슈머(sellsumer)’들이 등장했습니다. 셀슈머들로 인해 상품 판매망은 갈수록 세분화되어가고 있는데요, 이를 <트렌드 코리아 2019>는 ‘세포마켓(Cell Market)’이라 명명했습니다. 개인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채널을 통한 상품 거래가 대표적인 형태로, 판매자 개인이 곧 브랜드인 1인 마켓이라고 할 수 있죠.
최근 우리나라의 ‘셀슈머’ 현상을 간략히 요약한 영상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유튜브(https://youtu.be/pYrKw_gh4CU)
G_ oing New-tro
레트로? 뉴트로!
식품, 필기구, 정수기 등 분야를 망라하며 다양한 일상 제품들이 이른바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턴테이블이나 카세트 플레이어 같은 아날로그 시대 음향기기들이 디지털 기술(이를 테면 블루투스 기능)과 접목돼 출시되기도 합니다. 외관은 복고, 내실은 최신을 따르는 이른바 ‘요즘 옛날’ 바로 ‘뉴트로’입니다.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에 등록된
분리형 블루투스 스피커 탑재 턴테이블. ‘뉴트로’ 제품이라 할 만하죠?
출처: 킥스타터 홈페이지(https://goo.gl/W11QgN)
G_ reen Survival
초미세먼지 시대에 더욱 와 닿는 ‘필환경’
‘친환경’만으로는 부족한, 환경친화적 행보 그 이상의 태도를 취해야만 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전 지구적 이슈인 환경 문제는 점차 국가 혹은 정책기구 단위를 넘어 일반인들의 미시적 생활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죠. 요즘의 초미세먼지 농도처럼요. 그래서 ‘필환경’이라는 키워드는 더욱 깊이 와 닿습니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세상을 그린 재난영화 <인 더 더스트>의 한 장면.
상상의 산물이라 믿고 싶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떠올린다면
괜스레 모골이 송연해지는 이미지입니다. ‘필환경’이 체감되네요.
출처: daum 영화(https://goo.gl/vHG9oo)
Y_ ou Are My Proxy Emotion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사이다 한 모금
<하트시그널>, <연애의 참맛>, <동상이몽>,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등은 일명 ‘관찰 예능’ 포맷을 취한 인기 프로그램들입니다. TV 속 출연자들의 맞선, 연애, 결혼 생활을 보며 희로애락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어쩌면 ‘감정노동’에 지친 시청자들이 출연자들, 즉 감정대리인들을 통해 그간 억눌려 있던 속내를 간접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어느새 ‘사이다’는 하나의 상징어가 됐습니다.
속이 뻥 뚫리는 ‘옳은 소리’, 그런 말을 하는 인물에게
‘사이다 발언’과 ‘사이다 캐릭터’라는 호칭이 붙기도 합니다.
내가 표출하고 싶었던 감정을 대신 쏟아내는, 즉 ‘감정대리자’ 콘셉트가
TV 프로그램의 인기 포맷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죠.
D_ ata Intelligence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읽는다
‘데시즌’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data’와 ‘decision’을 합친 말이죠. ‘데이터 주도형 의사 결정’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9>에 따르면 “의사 결정의 패러다임이 인공지능에서 데이터 지능으로 다시 한 번 진화한다”고 하는데요. “소비자를 막연히 ‘예측’해서 무엇을 하려 하기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것과 그들의 생활 방식을 데이터에 기반해 (···) 정확히 ‘맞추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뜻입니다.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에는 ‘오퍼레이터’라는 인물이 등장하죠.
모니터 화면을 빼곡히 채운 데이터를 판독함으로써
가상현실 세계 속 동료들에게 갖가지 정보를 제공해줍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의사 결정. 이제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R_ ebirth of Space
카멜레온처럼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공간
명사형이 아닌 동사형 공간, 언제든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공간, 카멜레온처럼 컬러 체인지가 자유로운 공간을 ‘카멜레존(Chamele-zone)’이라 합니다. 청음숍과 카페, 맥주 바와 서점 등 전혀 다른 업종들이 융합된 공간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제품보다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하는 각종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들도 카멜레존에 해당하죠.
음향기기 제조 기업 젠하이저(Sennheiser)가 운영하는 ‘젠하이저 뮤직 카페’.
헤드폰, 스피커 등 다양한 제품을 청음하며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청음숍’과 ‘카페’의 융합형 스토어라 할 수 있죠.
출처: mynewdesk.com(https://goo.gl/XZp37z)
E_ merging ‘Millennial Family’
밀레니얼 가족이 꿈꾸는 세상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이삼십대(1980~1990년대생)를 부르는 말이죠. 이들이 이룬 가정이 바로 ‘밀레니얼 가족’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가족관을 지니고 있죠. 공평한 가사 분담, 개개인의 성향과 가치관 존중, ‘따로 함께’ 등이 밀레니얼 가족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밀레니얼 가족은 가족 전체의 행복만큼이나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취향, 자기계발, 독립 공간 등을 중요시합니다.
A_ s Being Myself
이기주의 아닙니다, ‘주체성’입니다
첫 키워드인 ‘Play the concept’와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기존의 구획, 규범, 도덕 가치, 불문율 등을 거부하고 ‘나’ 자신의 세계관을 확립하려는 주체적 개별자들의 증가. 이는 ‘다양성’이라는 문화 트렌드를 확산시키고 있죠. 오직 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나다움을 가진 세상의 모든 나들과 연대하려는 지점에서 이기주의와는 다릅니다. “모든 ‘나’에겐 ‘선택’의 자유가 있다”라고 한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Existentialism)와도 잇닿아있는 듯하네요.
‘나’라는 대상을 다각도로 고민하게 된 세대들의 세상.
나 자신이 소중한 만큼 다양한 ‘나’들을 존중하게 된 사회.
‘다양성’이라는 키워드로 대변되는 최근의 모습이죠.
M_ anners Maketh the Consumer
매너가 소비자를 만든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대사, “Manners maketh man”이 생각납니다. 지난해 우리 사회는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시끌벅적했습니다. 일명 ‘진상 손님’의 소비자 갑질 뉴스도 적잖게 보도되었고요. 이런 시간들을 거쳐 이제는 ‘매너 소비자’가 소비 문화의 주요 키워드가 된다는 것이 <트렌드 코리아 2019>의 전망입니다.
콜린 퍼스의 대사가 2019년 키워드가 될 줄이야!
출처: IMDB.com(https://goo.gl/jm1eu2)
2019년의 돼지꿈(PIGGY DREAM), 디테일하게 실현시켜봅시다!
<트렌드 코리아 2019>가 제시한 10가지 새해 키워드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전문가 집단이 거시적으로 전망한 올 한 해의 단상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에 못지않게 우리 개개인이 살아낼 미시적 삶과 일상의 키워드들 또한 중요하죠. 즉,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나만의 키워드’ 말입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모두 자기 삶의 주인, 자기 일상의 트렌드가 되길 바라며, 또 한 번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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