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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 소개팅 하듯 면접을 보았다] 삼양사 AMBU AM기획팀 김재원 사원의 면접 합격기

Say Samyang 2018. 10. 26. 16:00


”서른 이시라고요? 나이보다 어려 보이세요.”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

“아, 네 죄송합니다. 분위기 좀 띄워보려 했는데”

"…"

“그럼 한 가지 여쭤봐도 되나요? 그동안 뭐하셨어요?”


신입사원이 되기에 서른이란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래요. 조금 많긴 하죠.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른이 되기 전에 취업의 문을 통과하니까요.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의 취준생일 겁니다. 조금은 조급하게 취업을 걱정하고 있을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서른이 되고 보니 위기의 순간, 또는 긴장의 순간, 남들이 보지 못하는 디테일이 슬쩍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이런 게 바로 연륜이라면 연륜일까요? ㅎㅎ 서른이라는 제 나이가 취업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냐고요? 적어도 삼양에선 그렇지 않았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삼양사 AMBU AM기획팀 김재원 사원입니다. 저는 현재 AM기획팀에서 사업전략담당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리면 AMBU의 사업전략과 실행방안을 수립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영업/생산/연구개발 분야를 지원하는 일입니다.



Q. 2017년 입사할 당시 나이가 서른, 

혹시 따로 준비하시던 일이 있었나요?


대학 전공이 행정학과라서 자연스럽게 행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제 미래를 공직에서 국가 운영을 통해 발휘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죠. 그래서 3년을 버텼습니다만… 결국 공공분야의 폐쇄성이 저와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Q. 무스펙자의 성공한 케이스라고 들었습니다.


그렇죠. 하하. 3년 동안 행정고시만 준비했기 때문에 이력서에 적을 만한 대외활동 경험이 전무했어요. 그 흔한 스피킹 시험 점수도 없었고요.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토익 점수뿐이었답니다. 그래서 사실 취업 준비를 시작하며 많은 망설임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행정고시를 그만둔 게 잘한 일인가, 남들은 몇 년씩 걸린다는데 내가 지금부터 준비하면 언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등등. 그래서 최소한의 지원 자격이라도 맞추기 위해 OPIc 시험을 보는 등 1년 동안 정말 죽기살기로 열심히 했어요. 후회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Q. 눈물 좀 닦으시고요, 분위기를 좀 바꿔볼게요.

면접 분위기는 어땠나요? 소위 말하는 압박 면접도 있었나요?


실무진 면접, 임원 면접 모두 지원자를 압박하거나 무거운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면접관분들 모두 저의 발표내용을 차분히, 끝까지 들어주셨고 그와 관련된 질문을 하셨어요. 지원 직무와 업무역량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가죠. 지원자가 긴장해서 이해를 바로 못 하면 질문을 쉽게 풀어 다시 말씀해주시기도 합니다. 최대한 지원자가 준비한 내용을 듣고자 하는 분위기였어요. 



“삼양의 면접은 지원자 한 명 한 명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잠재력을 지녔는지를

최대한 이끌어내려는 과정이었습니다.”



Q. 면접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혹시…

제가 짐작하는 그 질문인가요?


네, 맞습니다. 모든 면접 전형에서 입사 지원이 늦은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사실 저도 예상했던 질문이라, 면접 전날까지 답변에 대해 깊이 고민했었는데요, 나이가 많다는 것을 일반화해 보면 ‘공백’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저는 이 공백이 왜 생겼는지가 아니라, 이 공백의 기간 동안 제가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택한 답변 전략은 ‘Fact + 양념’입니다. 행정고시의 길을 택했다 그만둔 사유에 대해서는 솔직히 답하되 삼양그룹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업의 인재상에 맞춰 제 경험담에 살을 조금씩 붙였어요. 준비된 지원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도록 말이죠. 



Q. 실제로 받았던 실무진 면접(전공 PT) 과제는 무엇이었나요?



제가 당시 지원한 직무가 경영지원-HR 직무였거든요. 한창 이슈가 되었던 ‘AI의 도입’이 제 과제였어요. 정확히는 ‘AI 도입에 따른 HR 전략’. 당시에 AI는 모든 분야에서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기도 해서 최신 트렌드나 주요 기업들의 사례 등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어요.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저는 대략 이렇게 PT를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실무진 면접을 준비하실 땐, 최신 트렌드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이러한 변화가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해볼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다른 분야에서의 적용 사례를 찾아 연결한다면 더 풍성한 답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설명하려는 현상이나 사례와 관련된 업계 전문용어를 답변에 활용한다면, 전문성까지 어필할 수 있을 거예요. 



Q. 올해는 실무진 면접에 토론 면접이 추가되었다던데

토론 면접에 대한 팁을 주실 수 있나요?


그렇지 않아도 다들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제 후배들한테 미리 물어봐놨어요. 전 토론 면접 세대가 아니거든요ㅎㅎ. 삼양의 토론 면접은 찬반 토론이 아니라, 같은 조에 속한 지원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 과제 수행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보통 4~6명이 한 조가 되기 때문에 실제 기업에서 퍼포먼스를 내는 팀의 개념과도 닮아있습니다. 팀 내에는 각 업무 담당별로 많은 역할들이 있겠죠? 그중 나의 역량과 가장 잘 맞는 한 가지 역할을 잘 해내시면 됩니다. 물론 공동 과제이니, 다른 ‘팀원’’들과의 팀워크도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랍니다. 



Q. 그 다음 관문인 임원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임원 면접은 인성 면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PPT 자료를 활용해 지원자들이 자기 PR을 한 뒤에, 그 내용과 관련된 질의응답이 이어집니다. 짧은 시간 동안, 저를 가장 임팩트있게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저는 간결하고 상징적인 단어로 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인생 곡선을 활용했습니다. 여러분도 평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을 생각해 놓는다면 어렵지 않게 자신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을 거예요.




Q. 삼양그룹의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말솜씨, 전공, 경험 등 스킬 위주로 생각하시겠지만, 초면인 면접관분들에게 자신의 인성을 보여줄 수 있는 답변 태도야 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저희 삼양그룹이 지원자의 인성을 중요시 여긴다고 느낀 이유는 면접관분들 때문이었어요. 


다른 기업의 면접 경험을 되뇌어 보면 어수선하게 면접장을 들락날락한다거나 휴대폰으로 업무를 보는 면접관분들도 있었거든요. 이와는 반대로 삼양의 면접관 분들은 오롯이 지원자에게 집중하는 모습이었어요. 허투루 하는 질문도 없었고요. 제 나이보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 하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서른이란 나이의 연륜이 여기서 발휘가 되더라고요. 저만 면접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면접관분들도 면접을 보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Q. 서른의 나에게 면접이란?


남들보다 불리한 스펙에서 유일한 돌파구로 생각합니다. 직접 사람을 만나고 나를 어필할 기회까지 얻은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최종합격이라는 결과를 내기 위한 한방을 보여줄 순간이기도 했으니까요. 




Q. 면접을 앞둔 예비 삼양인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서류와 인적성을 거쳐 면접까지 오신 분들이면 기본적인 역량은 충분히 갖추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단계까지 온 것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소신 있게 면접에 임하신다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모두 끝까지 파이팅입니다.




소개팅이라는 단어를 보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취업 전쟁에 소개팅이라니, 너무 가볍게 취급해버리는 것 아닌가 싶겠지만, 면접장에 입장하는 취준생도, 취준생 앞에 앉아 질문하는 면접관도 ‘초면’이라는 의미에서 소개팅의 에티튜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우리는 모두 ‘초면’입니다. 면접을 너무 겁내지 마시고 떨지도 마세요. 잘 보여야 하는 건 취준생만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