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 죽겠다면서 뜨거운 삼계탕을 왜 찾아?! 보양식 찾게 되는 ‘복날’의 유래를 찾아서

2018.07.17 10:15


“초복도 안 왔는데 왜 이렇게 더워?”, “중복이니까 여름도 이제 절반 왔네.”, “말복만 지나면 여름도 끝!”··· 여름만 되면 우리들이 흔히 하는 말이죠. 한여름 무더위를 ‘삼복더위’라고 부르는데요. 다들 잘 알다시피 삼복은 초복, 중복, 말복을 뜻합니다. 마치 기나긴 여름이 세 구간으로 나뉜 느낌이랄까요? 또 이 복날만 되면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삼계탕을 한 그릇씩 들이키곤 하죠. 복날을 맞이하는 일종의 의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뜨끈한 보양식을 찾게 되는 이 복날··· 대체 언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요? 



복날의 ‘복’을 둘러싼 두 가지 해석


절기(節氣)는 사계절 날씨 변화에 따라 일 년을 스물네 ‘절’로 나눈 개념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여러 국가들은 24절기를 따르는데요. 농경사회였던 옛사람들에게 기후 예측은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었고, 이런 연유로 절기가 창안된 것이죠. 그런데 삼복은 24절기로 치지 않습니다. 잡절(雜節)이라 부르죠. 이런 이유로 24절기 중 하나인 입추가 말복보다 앞서기도 합니다. 


아 덥다 더워! 삼복더위 시작이구나!!!


그렇다면 복날의 유래는 뭘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명쾌한 답은 없습니다. 다만, ‘복날’의 ‘복(伏)’자를 둘러싼 두 가지 해석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첫 번째 해석은 실증적 차원입니다. 근거 사료가 사마천의 『사기(史記)』입니다.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 역사를 다룬 「진본기(秦本紀)」 편에 진왕 덕공(德公)이 제위 2년째 되는 해에 복날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초복, 이구어고(初伏,以狗禦蠱)”, 즉 복날을 처음 만들어 개로써 뱃속의 나쁜 기운(고, 蠱)을 막았다는 것입니다. ‘복날’의 ‘복’은 ‘엎드릴 복(伏)’자죠. 사람(人) 앞에 개(犬)가 수그리고 있는 모습. 무더위에 약해진 몸을 보양하고자 개를 잡았다는 뜻일 텐데, 이에 대해서는 개를 잡아먹었다는 해석과 개를 제물로 잡아 제사를 지냈다는 해석이 양분하고 있습니다. 

※ 위 견해는 복(伏)에 대한 여러 해석 중 하나로, 삼양그룹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두 번째는 복(伏) 자의 어의 그대로만을 취해 복날을 ‘엎드려 더위를 피하는 날’로 보는 풀이입니다. 즉, 앞서 살펴본 바처럼 ‘개’라는 특정 동물을 복날과 관련지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초복·중복·말복 등 세 가지 복날은 모두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입니다. 이 시기는 오행(五行) 원리상 화(火)의 기운이 커지는 때라 사람이 무릇 엎드려 있는 것이 좋은데, 그래서 ‘엎드려 더위를 피하는 날’을 따로 두었다는 해석이죠.


그러게 왜 하필 나야, 나??!!!


화의 기운은 사람을 약하게 하므로 복날에 특식을 섭취해 보신하는 풍습이 자연스레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 풍습이 지금까지 이어져 초복, 중복, 말복에 보양식을 챙기게 된 것이고요. 한국인의 대표적인 복날 음식은 단연 삼계탕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닭일까요?



이열치열의 작동 원리 ‘복달임’


삼계탕은 ‘더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 몸을 덥게 해준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인들이 더운 날 더운 음식을 먹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두 번째 해석에 근거해본다면, 화의 기운이 만연한 복날엔 체내의 온기를 빼앗기므로 사람이 쉽게 지칩니다. 그러니 찬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온기를 보충해줄 뜨거운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죠. 이열치열의 작동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무더운 날일수록 체신을 따듯이 보전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선조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시내나 개울가에서 목욕을 하면 안 된다는 속설도 전해지죠. (화의 기운 탓에) 체열을 빼앗기는 와중에 찬물을 끼얹으면 몸이 더 냉(冷) 해진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열치열! 뜨끈한 보양식으로 다스리는 한여름 무더위~


따라서 ‘더운 음식’인 삼계탕이 복날 상차림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무더운 복날에 ‘더운 음식’으로 보신하는 풍습을 우리나라에선 ‘복달임’이라 불렀습니다. 말 그대로, ‘복날에 달인(끓인) 음식을 먹는 것’이죠. 이 외에도 잉어를 달인 용봉탕, 팥과 쌀을 푹 쑤어 만든 팥죽, 미꾸라지와 두부를 넣고 끓인 도랑탕도 전통 복날 음식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더도 덜도 없이 꼭 세 번 만에 가즈아!


올해 삼복은 양력으로 바로 오늘인 7월 17일(초복)과 7월 27일(중복), 8월 16일(말복)입니다. 여름이 만약 ‘다카르 랠리’ 같은 자동차 경주의 기나긴 노정이라면, 삼복은 일종의 랠리포인트일 겁니다. 한 번에 쭉 가면 지치니까, 삼분의 일씩 가다 멈추고 다시 출발하자는~ 마음만은 찜통더위에 쪄지지 말자는 여유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 시작인 여름, (마음으로나마) 삼세번에 가봅시다~


‘삼 세 번’의 사전적 정의는 ‘더도 덜도 없이 꼭 세 번’입니다. 쭉 뻗은 직선에 마디가 생성되면, 그 직선은 굽혀지고 접히는 움직임을 얻게 됩니다. 사람의 뼈처럼 말이죠. 다행히 우리의 여름은 무려 삼 세 번, 세 마디나 있는 셈입니다. 한 번에 가느라 지치지 말라고, 우리 선조들이 한여름 무더위를 삼복더위로 분절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올여름, 여유 있게 삼 세 번에 가봅시다~ 


Posted by Say Sam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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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지씨 2018.07.17 21:24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복날 핑계로 부모님께 얻어먹는 닭은 정말 행복이에요! 이 글을 보니까 치킨이 먹고싶어지네요 치킨 시켜야겠어요 (๑•̀ㅂ•́)و✧

    • Say Samyang 2018.07.18 09:25 신고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예지씨님 :)

      복날에 먹는 뜨끈한 음식은 정말 진리죠~
      어제 치킨은 드셨나요? (소곤소곤) ㅎㅎ
      더위에 너무 지치지 않게,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_<